감성 이야기 23

2010. 8. 8. 18:04 | Posted by 그날엔그대와


하루만 열심히 만들어도 장인 대우를 받는.
 /하루살이.




살기 위한 애벌레의 몸짓으로 나뭇잎은 사라지고,
종족 번식을 위한 새의 부리는 나무에 구멍을 뚫었다.
잘리고 남은 밑동에 앉은 사람들은
짧은 휴식을 끝내고는 일어나
디젤 엔진에 생명을 불어 넣었다.








 

감성 이야기 22

2010. 8. 8. 18:00 | Posted by 그날엔그대와


너의 희망을 잡기 위해 더 큰 손이 필요했다.
 /글러브




뙤약볕 아래 서 있는 너희 셋을 불러들이기 위해
파란 하늘을 갈랐다.
 /만루홈런




던지고 난 후에 들리는 '딱' 한마디에
나의 어깨는 움츠려들고 말았다.
 /투수









 

감성 이야기 21

2010. 8. 8. 17:56 | Posted by 그날엔그대와


내 몸이 사라져도 괜찮아.
너는 언제나 밝은 세상에 있어주겠니?
 /그림자




총이 없어도 상대를 쓰러트리는 너의.
 /눈빛








  

감성 이야기 20

2010. 8. 8. 17:54 | Posted by 그날엔그대와


개는 닭을 잡기 위해 몇날 며칠을 고생 했다.
부리로 쪼이고 할머니가 휘두른 빗자루에도 맞아가면서.
그러다가 잠시 지붕을 본 것뿐인데
어떤 인간이 달랑 한줄로 정리해버렸다.
 /속담





돌을 들어 올리니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너무 놀라 바닥에 내려 놓고 나니 괴로움에 몸을 비튼다.
어! 하는 사이 내 돌들은 갈 길을 잃고
상대방의 두둑한 밑천이 되었다.
 /바둑








 

감성 이야기 19

2010. 8. 8. 17:49 | Posted by 그날엔그대와


수줍음이 많은 별들은 밤이 되서야 이 땅에 내려왔다.
다시 긴 여행을 떠나기 전 잠시 머문 곳에
별들의 눈물이 남아있다.
/이슬




울 누이 시집갈 때 쓰려고 심어 놓은 나무에
옆 집 누렁이가 오줌을 쌌다.
그 놈은 나의 발길질 맛을 봐야 했다.
/누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