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돌아와 보니 아들이 일찍 잠들어 있어서 아쉬운 마음에 트위터에 썼던 글입니다.
고슴도치 코리
어두워진 방 안에는 재원이가 가지고 놀던 블럭들이 상자에 담겨져 있네요.
부시럭 부시럭.
소파 밑에서 소리가 들려왔어요.
자그마한 코에 몸에는 가시들이 소곳소곳.
고슴도치 코리에요.
밤이면 소파에서 나와 재원이의 블럭 상자에 들어가서 멋진 집을 만들어요.
하지만 한 번도 들킨 적이 없었어요.
코리는 해가 뜨기 전에 소파 밑으로 들어가거든요.
오늘은 2층집을 만들었어요.
1층은 코리의 집이고, 2층은 재원이를 위해 만들었어요.
그런데 큰일 났어요.
재원이가 화장실을 가기 위해 문을 열고 나왔어요.
코리는 얼른 1층집에 숨었어요.
'쿵쾅쿵쾅'
재원이의 발자국 소리 일까요?
아니에요. 코리의 심장 뛰는 소리였어요.
잠시 후 재원이는 화장실에 갔다가 블럭이 있는 방 앞을 지나고 있었어요.
떨그럭.
블럭 한 개가 그만 툭 떨어졌어요.
코리는 울상이 되었어요.
고개를 돌린 재원이의 눈이 커졌어요.
엄마랑 상자에 담아 놓은 블럭들이 멋진 2층집이 되었거든요.
"엄마~" 재원이는 너무 놀라서 엄마한테 달려갔어요.
코리도 뛰기 시작했어요.
이리 쿵 저리 쿵.
앞이 잘 보이지 않은 코리는 여기 저기 걸려 넘어졌어요.
엄마의 손을 잡고 돌아온 재원이는 2층 집을 손으로 가리켰어요.
엄마는 신기한 듯 고개를 갸우뚱.
재원이는 너무 놀라 입이 쭈욱.
소파 밑에서는 코리의 코가 벌렁 벌렁.
그날 밤 재원이는 2층집에서 재미있게 노는 꿈을 꾸었답니다.
끝
*추가내용 - 아들을 무릎에 앉혀 놓고 읽어 주었습니다.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글이 마냥 신기해 하며
끝날 때까지 웃으며 듣네요.
코리 2탄을 주문하면서 자러 가는 아들 재원이.
내용 고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