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이야기 8

2010. 8. 8. 16:22 | Posted by 그날엔그대와

집에 와서야 너의 생이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는 너의 떨림을 느낄 수 없게 되었구나.
15년의 짧다면 짧은 삶을 살다간 너.
내 뺨을 대면 말이 많아지던 너.
오늘 하늘은 너를 닮은 파란 하늘이였다.
잘가라 전화기야.




자스민꽃이 떨어졌다.
아직도 부드러운 촉감이 남아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향을 맡아 보았지만 더이상 나에게 줄 향기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괜찮다.
너의 향기 이미 나의 일부가 되었다.








 

감성 이야기 7

2010. 8. 8. 16:07 | Posted by 그날엔그대와


"내 딸 많이 이뻐해 주게.."
아빠 걱정하지 않아도 돼.
우리 오빠가 얼마나 잘 해주는데~.
칭찬도 위로도 아닌 말 때문에 내 얼굴이 화끈거렸다.
술을 따라 주시는 손이 순간 가늘게 떠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내사랑 바보..




시집을 휴지통에 던져 버렸다.
처음 찾아 온 고비.
넘겨 버릴 것인가.
넘어져 버릴 것인가.
산이라면 넘고 넘겠지만
사람이라 쉬 넘기 어려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사건건' 정말 지칠 때 자주 쓰는 말이 아닌가 한다.



"별 일이네~ 밤 늦게까지 편지지에 베껴 적을 때는 언제고

이제는 시집을 버리는겨?"
엄마가 문을 닫고 다가셨다.
엄마. 사랑이 아프니까 시도 사막 같아.



 

들고 있던 우산이 힘을 잃고 떨어져 내렸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곳 저 편에 그녀가 비를 맞으며 서 있었다.
바보. 저 바보.
그래 너의 뺨에 흐르는 눈물과 빗물을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이
나말고 누가 있겠냐..
나는 달려가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감성 이야기 6

2010. 8. 8. 15:56 | Posted by 그날엔그대와


오래.
너랑 오래.
정말 나하고 너랑 오래.
아빠가 너하고 같이 오래.
세상에 우리 아빠 보다 더 무서운 사람은
오늘부터 그녀의 아빠다.




"자네~" 네! 저는 3형제 중에 둘째고,
부모님 모두 계시고,
고등학교 때 개근상도 타고....
"아니, 아니 자네 술 뭐 좋아하나?"
 
아! 두꺼비..아니 모.. 못마십니다.






  

감성 이야기 5

2010. 8. 8. 15:47 | Posted by 그날엔그대와


시집을 한 권 사서 집에 들어간 날
가족들의 얼굴에는 별일 다 보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내 손에 만화책이나 무협지 대신 시집이 들려있었다.
정말 별일 다 보겠다.




미안한 마음이 생긴다.
이제 안녕을 고해야겠다.
그녀를 만나고 부터 이런 일이 올 줄 예상했어야 했는데,
깨닫기에는 이미 너무 늦은 것 같구나.
그날 저녁 내 책상 위에 있던 돼지저금통은 나에게서 멀리 떠나갔다.






 

감성 이야기 4

2010. 8. 8. 15:40 | Posted by 그날엔그대와


오빠 오빠 부르는 너 때문에 이력서에 오빠라고 적을 뻔했었지.
성은 오. 이름은 빠.
그래 나는 영원한 너의 빠다.




하늘엔 별이 몇개나 있을까? 지하철 막차 시간은 몇 시일까?
이쁜 은반지는 어느 손가락에 껴줘야 할까?
너를 만나고 부터 궁금해 지기 시작한 것들이다.
이것도..
제부도의 끊어지는 배시간은 몇 시일까?
 
이것은...생각만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