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뙤약볕 아래 서 있는 너희 셋을 불러들이기 위해 파란 하늘을 갈랐다. /만루홈런 |
던지고 난 후에 들리는 '딱' 한마디에 나의 어깨는 움츠려들고 말았다. /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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뙤약볕 아래 서 있는 너희 셋을 불러들이기 위해 파란 하늘을 갈랐다. /만루홈런 |
던지고 난 후에 들리는 '딱' 한마디에 나의 어깨는 움츠려들고 말았다. /투수 |
내 몸이 사라져도 괜찮아. 너는 언제나 밝은 세상에 있어주겠니? /그림자 |
총이 없어도 상대를 쓰러트리는 너의. /눈빛 |
개는 닭을 잡기 위해 몇날 며칠을 고생 했다. 부리로 쪼이고 할머니가 휘두른 빗자루에도 맞아가면서. 그러다가 잠시 지붕을 본 것뿐인데 어떤 인간이 달랑 한줄로 정리해버렸다. /속담 |
돌을 들어 올리니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너무 놀라 바닥에 내려 놓고 나니 괴로움에 몸을 비튼다. 어! 하는 사이 내 돌들은 갈 길을 잃고 상대방의 두둑한 밑천이 되었다. /바둑 |
수줍음이 많은 별들은 밤이 되서야 이 땅에 내려왔다. 다시 긴 여행을 떠나기 전 잠시 머문 곳에 별들의 눈물이 남아있다. /이슬 |
울 누이 시집갈 때 쓰려고 심어 놓은 나무에 옆 집 누렁이가 오줌을 쌌다. 그 놈은 나의 발길질 맛을 봐야 했다. /누렁이 |
4B 연필이 좋다. 글을 쓰다가 너를 그릴 수 있어서 좋다. 4B 연필이 좋다. 너를 그리고 나서 사랑해 라고 쓸 수 있어서 좋다. |
평생 살면서 너의 몸 위에 오른 날이 오년이 넘었구나. 나 혼자 갖지 못하고 다른 사람이 오르는 걸 매일 밤 보아야 했다. /침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