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이 잠들어 있는 길을
옆에서 달리는 차의 불빛과
어깨동무하며 지나온 길.
/퇴근길
손 안에 모인 빗물을 들여다 본다.
맑다.
손을 기울여 다시 흘려 보낸다.
나의 온기가 실려 가벼워진 빗물은
풀잎을 간질이며 미끄러져 내려간다.
너의 여행이 다시 시작하는 그날에
나는 구름을 올려다 본다.
/빗물
어디로 가야하나요? 제가 하는 말 들리세요? 길을 보여주셨으면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알려주셔야죠? /가로등 |
상대방의 찡그림에 달그락 달그락 되는 작은 마음. 그 요란한 소리 감추기 위해 바쁘게 보낸 하루였다. 지금은 조용해졌다. 밥이 되기 위한 달그락 소리였다. 열지 않기를 잘 했다는 생각. 지금은 구수한 밥 냄새 풍기며 뜸 들이는 시간. /인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