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고 싶어도 흐르지 못하도록
분수도 아닌 나를 훌쩍 끌어 올리는
마법 같은 일이 내게 일어났다.
/콧물
넓은 마당과 연못, 안전한 울타리가 있는 나의 집.
하지만 하루하루가 울적한 삶이다.
날개가 있어도 무거워진 몸으로 울타리를 넘을 수 없다.
희망은 있는 것일까?
희망인지 뭔지 암 것도 없으니 그 쪽에서 찾아봐.
건너편 개구리 할아버지의 말.
/오리
흐르는 땀에 빗물 한방울 흘러들어 뺨을 지나 시꺼먼 아스팔트 위로 떨어집니다. 뒤돌아 볼 시간도 없이 옮기는 걸음 뒤로 쪼그려 앉은 나의 영혼은 지쳐서 꿈툴거리지도 못하는 지렁이의 다음 여행길을 재촉합니다. |
빗방울에 살며시 비치는 작은 인연들이 모여 달을 노래한다. 빗소리가 잦아들면 우리들의 인연은 연못이 되어 별을 수놓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