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차 한 모금에 어깨의 짐이 내려진다.
비어지는 잔속에 채워지는 향에 눈이 감겨온다.
몸이 마시고 가슴이 채워진다.
/허브차
평생을 달려 온 인생은 질퍽한 흔적의 연속이었다.
쓰러져 있는 나를 붙잡아 준 손이 없었다면
순백의 땅도 밟지 못한 채 잠들어 버렸겠지.
몸치인 나를 춤추게 해준 고마운 너를 위해
내 진이 다 빠질 때까지 오늘도 달린다.
/볼펜
집에 와서야 너의 생이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는 너의 떨림을 느낄 수 없게 되었구나. 15년의 짧다면 짧은 삶을 살다간 너. 내 뺨을 대면 말이 많아지던 너. 오늘 하늘은 너를 닮은 파란 하늘이였다. 잘가라 전화기야. |
자스민꽃이 떨어졌다. 아직도 부드러운 촉감이 남아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향을 맡아 보았지만 더이상 나에게 줄 향기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괜찮다. 너의 향기 이미 나의 일부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