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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위의 작은 둥지 #나작둥_

2010. 5. 14. 01:31 | Posted by 그날엔그대와

실험적인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트위터로 쓰는 140자의 글
짧은 글로 연재 형식으로 쓰기에는 쉽지가 않았습니다.
물론 글 쓰는 재주가 없는 게 제일 크지요.ㅎㅎ
글을 남기기 위해서 트위터에 쓴 글을 이곳으로 옮겨 왔습니다.


나무 위 작은 둥지  - 줄여서 #나작둥_

나뭇가지로 얼키설키 엮겨진 틈 사이로 그림자가 휙 지나갔다. 그리고는 요란한 날개짓 소리가 들려왔다. 엄마와 아빠의 날개 소리가 분명한데 평소와는 다른 움직임이 느껴졌다. 갑자기 찾아 온 고요함. 그리고 어둠과 함께 뱀의 머리가 보였다. #나작둥_ 1

엄마~'쵸르르 츄-우츄-우,쵸르르 츄-우 츄-우~' 또 꿈을 꾸었구나.눈물 너머로 흐릿한 엄마의 얼굴이 보였다. 무슨 일이야?먹이 찾으러 나갔던 아빠도 울음 소리에 놀라서 돌아오셨다.또 무서운 꿈을..날개를 다쳐서 날지 못하는 엄마의 말 #나작둥_ 2

내 기억에는 없지만, 뱀이 먹이를 찾기 위해 우리 둥지로 왔고, 둥지 안에는 어린 내가 있었다고 했다. 엄마와 아빠는 필사적으로 뱀을 공격 했고, 그 때 일로 엄마는 날개를 다치고 말았다. 둥지 안에는 엄마와 점점 커가는 내가 있었다. #나작둥_ 3

비가 오던 날. 아빠는 작은 둥지 안으로 들어 오지 못하고 입구에서 비를 맞고 앉아 있었다. 내 몸은 하루가 다르게 커가면서 엄마는 점점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존재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는 하루라도 빨리 이 곳을 탈출하고 싶었다. #나작둥_ 4

아빠가 먹이를 물어오는 횟수가 줄어 들었다. 이제 날개짓을 하며 둥지 밖으로 나갈 때가 온 것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만을 보다가 내가 원하는 만큼 원하는 곳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준비, 출발 '쵸르르 츄-우 츄-우~' #나작둥_ 5

하늘 높이 날아 올랐다. 비좁아서 불편했던 둥지를 떨쳐버리고 싶어서 있는 힘껏 날아 올랐다. 나무 가지에 놓여있는 우리 집이 잠자리 머리 만큼이나 작게 보였다. 이제는 내가 떠나고 싶으면 언제라도 떠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작둥_ 6

태양이 노을에 걸려 힘겨루기를 할 때 슬슬 배가 고파오고 날개가 저려왔다. 이제 집으로 가야겠다. 한참을 멀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가는 시간은 금방이였다. 어 이상하네? 내가 없는 사이 아빠가 둥지 안에서 엄마랑 얘기하는 모습이 보였다. #나작둥_ 7

엄마 이제 얘기를 할 때가 된거 아닌가요? 좀 있으면 떠날 텐데요. 헉! 엄마라고? 아빠가 엄마한테 엄마라고? 나는 다리의 힘이 풀려서 서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럼 나한테 아빠가 없는거야? 그런거야? '쵸르르 츄-우 츄-우~' #나작둥_ 8

그랬었다. 뱀이 우리 둥지로 왔을 때 엄마는 날개만 다쳐서 둥지로 들어왔지만, 그 사고로 아빠는 돌아가셨다. 내가 알에서 태어나기도 전이였다. 엄마는 먹이를 구할 수도 없어서 나를 품을 수 없을 때 오빠가 온 것이였다. 지금까지의 아빠가. #나작둥_ 9

[최종회] 나는 그것도 모르고 엄마한테 짜증만 내고 하루라도 빨리 이 곳에서 떠나고 싶어 했었다. 엄마에게도 미안하고 오빠에게도 너무 미안하다. 이제는 내가 엄마의 엄마가 되는거야. 오빠 고마워.쵸르르 츄-우 츄-우 쵸르르 츄-우 츄-우 #나작둥_ 10



이렇게 10편입니다.

트윗님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4시간 정도 걸려서 썼습니다.
twtkr에서 쓰게 되면 더 많은 수의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에
내용의 전개에 있어서 자연스러울 수 있지만 140자 라는 틀에서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은 20자로도 좋은 글을 많이 올리시더군요.^^
다음에 좋은 글을 쓰게 되면 다시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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