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면 보이지 않던 별들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풀벌레 소리들이 들린다.
이제 잠이 들면 갈 수 없는 곳도 가게 된다.
아침이 되면 모두 희망의 재료들이 된다.
태양이 돌아 앉아 버렸다.
치렁치렁한 머리카락이 세상을 휘감아 버리고 나면
그림자도 숨어 버리고,
달님이 머리를 곱게 빗어 줄 때면
그림자도 출렁 출렁 춤을 춘다.
밤새도록 어르고 달래야
살며시 고개를 돌리는 새색시 같은 태양.
/밤
베란다 문을 열고 시원한 공기를 마시고 있다. 은은한 허브 향이 바람을 타고 들어오고, 화려한 색의 이쁜 꽃들도 새벽에 일어난 나에게 인사를 하는 것 같다. 향기로운 아침이다. |
벽에 한점 한점 작가의 시선이 걸린다. 나의 한걸음 한걸음은 작가의 긴 여행길. 사진 속에서 숨을 참고 있는 작가의 심장 소리가 들려온다. |
아침을 알리는 노랫소리. 손바닥 위에 올려 놓아도 무게감이 없는 작은새. 그 속에서 터져 나오는 소리는 자그마한 동네 하나를 집어삼킨다. 너의 날개짓은 꿈을 이루지는 못해도 바람을 가르기에는 충분하구나. 어느새 커져버린 빈자리. |
내 얼굴을 내 손으로 씻지만 비누의 도움을 받아야한다.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도움을 받고 살아가지만, 내 손의 수고가 함께 해야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