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음이 많은 별들은 밤이 되서야 이 땅에 내려왔다. 다시 긴 여행을 떠나기 전 잠시 머문 곳에 별들의 눈물이 남아있다. /이슬 |
울 누이 시집갈 때 쓰려고 심어 놓은 나무에 옆 집 누렁이가 오줌을 쌌다. 그 놈은 나의 발길질 맛을 봐야 했다. /누렁이 |
수줍음이 많은 별들은 밤이 되서야 이 땅에 내려왔다. 다시 긴 여행을 떠나기 전 잠시 머문 곳에 별들의 눈물이 남아있다. /이슬 |
울 누이 시집갈 때 쓰려고 심어 놓은 나무에 옆 집 누렁이가 오줌을 쌌다. 그 놈은 나의 발길질 맛을 봐야 했다. /누렁이 |
"내 딸 많이 이뻐해 주게.." 아빠 걱정하지 않아도 돼. 우리 오빠가 얼마나 잘 해주는데~. 칭찬도 위로도 아닌 말 때문에 내 얼굴이 화끈거렸다. 술을 따라 주시는 손이 순간 가늘게 떠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내사랑 바보.. |
시집을 휴지통에 던져 버렸다. 처음 찾아 온 고비. 넘겨 버릴 것인가. 넘어져 버릴 것인가. 산이라면 넘고 넘겠지만 사람이라 쉬 넘기 어려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사건건' 정말 지칠 때 자주 쓰는 말이 아닌가 한다. |
들고 있던 우산이 힘을 잃고 떨어져 내렸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곳 저 편에 그녀가 비를 맞으며 서 있었다. 바보. 저 바보. 그래 너의 뺨에 흐르는 눈물과 빗물을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이 나말고 누가 있겠냐.. 나는 달려가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
시집을 한 권 사서 집에 들어간 날 가족들의 얼굴에는 별일 다 보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내 손에 만화책이나 무협지 대신 시집이 들려있었다. 정말 별일 다 보겠다. |
미안한 마음이 생긴다. 이제 안녕을 고해야겠다. 그녀를 만나고 부터 이런 일이 올 줄 예상했어야 했는데, 깨닫기에는 이미 너무 늦은 것 같구나. 그날 저녁 내 책상 위에 있던 돼지저금통은 나에게서 멀리 떠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