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이 잠들어 있는 길을
옆에서 달리는 차의 불빛과
어깨동무하며 지나온 길.
/퇴근길
손 안에 모인 빗물을 들여다 본다.
맑다.
손을 기울여 다시 흘려 보낸다.
나의 온기가 실려 가벼워진 빗물은
풀잎을 간질이며 미끄러져 내려간다.
너의 여행이 다시 시작하는 그날에
나는 구름을 올려다 본다.
/빗물
흐르는 땀에 빗물 한방울 흘러들어 뺨을 지나 시꺼먼 아스팔트 위로 떨어집니다. 뒤돌아 볼 시간도 없이 옮기는 걸음 뒤로 쪼그려 앉은 나의 영혼은 지쳐서 꿈툴거리지도 못하는 지렁이의 다음 여행길을 재촉합니다. |
빗방울에 살며시 비치는 작은 인연들이 모여 달을 노래한다. 빗소리가 잦아들면 우리들의 인연은 연못이 되어 별을 수놓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