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열이 나면 많은 것들을 상하게 만든다.
열고나서 생각하지 말고, 생각하고 나서 열어라.
오늘 밤도 몸을 생각해서 그냥 닫는 당신에게
얼음 한 알을 권한다.
/냉장고
내 속에도 길이 있다. 온기와 냉기가 있다.
사람들이 모르는 수만 가지의 향이 있다.
나에게 머물러 있는 이웃들의 향이다.
바람의 심술에도 보낼 수 없는 나의 마음이다.
오늘밤 별 빛이 담긴 향을 만든다.
/바다
저 멀리 수평선은 저리도 잔잔한데 바다로 나가려는 나에겐 왜 이렇게 심한 파도가 밀려오는 것일까? 누군가 나의 뒤통수를 때렸다. 로빈슨 크루소였다. "나가봐 임마 잔잔한가." |
개구쟁이 손에 잡혀 있는 개구리가 말했다. "잡아 먹을 거니?", "두 마리 더 잡으면", "내가 세 마리 있는 곳을 알려 줄게" 그 날 개구쟁이는 개구리 네 마리를 잡아 먹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