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간 것 일까?
나와 함께 밤을 지새웠던 친구들이 떠나가 버렸다.
다시 만날 수 없는 상처받은 영혼들.
허기진 내 배 보다도 더 허기진 양심들이
이 도시의 골목 안을 채우고 있다.
얼마나 크게 벌려야 나를 채울 수 있을까?
/쓰레기통
구름 사이로 들리는 달의 이야기는 막지 못하지만,
파란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의 심술로 부터
당신을 보호해 드립니다.
기억 하세요.
나의 품에 안기는 당신을 희게 하리라.
/양산
흐르는 땀에 빗물 한방울 흘러들어 뺨을 지나 시꺼먼 아스팔트 위로 떨어집니다. 뒤돌아 볼 시간도 없이 옮기는 걸음 뒤로 쪼그려 앉은 나의 영혼은 지쳐서 꿈툴거리지도 못하는 지렁이의 다음 여행길을 재촉합니다. |
빗방울에 살며시 비치는 작은 인연들이 모여 달을 노래한다. 빗소리가 잦아들면 우리들의 인연은 연못이 되어 별을 수놓는다. |
눈이 많이 내리던 날에 만든 자그마한 눈사람은 베란다에서 녹아 버렸지만, 지금은 그 자리에 수 많은 꽃들이 눈사람을 대신해 손을 흔들며 위로해 주고 있다. |
소금쟁이가 주인이 되어 버린 물이 담긴 절구통. 밤 하늘의 달도 절구통에 빠지고 나면 눈부신 태양이 된다. 소금쟁이가 지나고 나서야 아른아른한 달로 돌아온다. |
달에 토끼가 살지 않는다고 알려준 친구. 조금 있으면 이 친구 토끼 몇 마리 달에 넣고 달에는 토끼가 살고 있다고 말 할 것 같다. /과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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