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다.
이제 그만 아쉬워하고 서로 갈 길을 가거라.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나서 기분 좋게 걷다가도
헤어질 때면
나를 원망하는 것 같은 이 분위기는 무어냐 말이다.
내 맘 같아서는 나의 몸 한쪽 잘라내어
같이 가게 해주고 싶다.
/길
바람 거세게 불어와 쓰러지고 말았다.
더 깊게 들어가지 못해 쓰러지고,
더 악착같이 움켜 잡지 못해 쓰러졌다.
미련 한 가닥 땅속에 묻었다.
/나무뿌리
어디로 가야하나요? 제가 하는 말 들리세요? 길을 보여주셨으면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알려주셔야죠? /가로등 |
상대방의 찡그림에 달그락 달그락 되는 작은 마음. 그 요란한 소리 감추기 위해 바쁘게 보낸 하루였다. 지금은 조용해졌다. 밥이 되기 위한 달그락 소리였다. 열지 않기를 잘 했다는 생각. 지금은 구수한 밥 냄새 풍기며 뜸 들이는 시간. /인내 |